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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일기

어린이책 읽는 법

아무튼 쓰고 그림 2018. 7. 10. 21:04


유유출판 어린이책 읽는 법

정말 읽는 법에 대해서 나와있음. 그다지 나에겐 필요하지 않은 책인데 책표지가 예뻐서 빌렸다.....


ㅊㅊㅊ:<눈 결정체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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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함께할 동료, 특히 답답한 앞 세대를 설득하는 데 쓸 생각의 힘이 필요하다. 우리가 알다시피 책은 답을 주기보다 생각할 힘을 준다. 어린이에게 책 읽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은 어른과 싸울 무기를 주는 것이다. 

로알드 달의 <마틸다>는 독서로 단련된 천재적인 두뇌와 약간의 초능력으로 어른을 혼쭐내는 어린이 이야기다. 마틸다는 어린이책이 반드시 재미있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들은 어른들만큼 심각하지 않고, 또 웃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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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며 인터넷, 텔레비전의 즉각적이고 강렬한 재미에 비해 책이 주는 재미와 감동은 모호하고 멀다. 그러면서도 책은 더 많은 수고, 즉 생각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힘이 세다. 이런 책의 힘을 믿는 분이라면 더욱 어린이가 책 읽는 방법을 배워 책만이 주는 즐거움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게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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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어서 학교 생활이 재미없어졌다면 독서가 생활의 질을 떨어뜨린 셈이다. 게임을 하고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요즘 어린이의 생활에서 일부분일 뿐 잘못이 아니다. 그런 어린이도 얼마든지 책을 좋아할 수 있다. 

독서를 학교 공부의 배경 지식을 쌓는 도구로 여기는 책도 많다. 읽은 책이 그렇게 활용될 수야 있겠지만, 교과 연계에 연연하다 보면 독서의 폭이 좁아진다. 책을 직접 고르는 즐거움이나 책이 주는 여운을 간직하는 기쁨은 기대하기 어렵다. '몇 학년에 갖추어야 할 어떤 독서 능력'식의 설명도 마찬가지다. 


(...)내가 생각하는 책 읽기의 가장 큰 소득은 성적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이 커지고 안목이 높아지는 것이다. 사고력은 말 그대로 생각하는 힘이다. 어린이가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하려고 애쓸 대, 책을 읽고 의견을 정리하려고 애쓸 때, 책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려고 애쓸 때 생각하는 근육이 발달한다. 사고력은 발전적인 삶을 위해 일생에 걸쳐 필요한 능력이다. 안목은 자기에게 필요한 책을 스스로 골라서 읽고, 그 책에 대해 평가하는 능력이다. 책을 보는 안목을 기르면 어른이 되어서도 책 읽기를 즐길 수 있고 책이 주는 재미와 감동을 오래 간직하며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어린이가 책 읽기를 배우는 목표는 평생 독자 되기이다. 


30

(...)파악해야 하는 것이 '나는 어떤 독자인가'이다. 독서, 특히 어린이의 독서는 즐거움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독자 자신이 어떤 책을 읽을 때 즐거운지 먼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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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이에게 권할 책의 수준을 세 종류로 나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

오래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


53

자녀의 독서에 관심이 많은 가정에는 대개 책이 많이 있다. 자녀의 방은 물론이고 거실에도 어린이의 책이 가득 차 있기도 하다. 한대 유행한 '거실 서재 만들기'의 영향도 있다. 그런데 거실을 서재로 만들자는 말은 거실에 책을 '보관'하자는 뜻이 아니라 가족이 모두 모여 책을 읽자는 뜻이다. 나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거실에 텔레비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91

책 읽기가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 고단함을 감수할 만큼 재미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어린이의 세상에는 게임이, 텔레비전이, 자전거가, 놀이터가 있다. 덜 노력해도 더 많은 재미를 얻을 수 있는데 왜 책을 읽는단 말인다. 5학년 혁준이는 첫 만남에서 독서는 "시간 낭비"라고 했다. 공부는 학교에서 하면 되고, 재미는 놀면서 느기는 건데 왜 책을 읽느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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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이가 동화책을 읽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공감 능력 키우기'를 든다. 어린이에게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남을 도울 때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남에게 도움을 청하는 데도 '공감'에 대한 이해와 믿음이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짚고 싶다. 

(...)좋은 동화는 이야기 속 인물의 생각과 느낌을 독자에게 잘 전달할뿐더러, 그렇게 생각하거나 느끼는 이유를 독자가 납득할 수 있게 이야기를 꾸려 나간다. 주인공은 물론이고 주변 인물까지도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있다. 독자가 꼭 그들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거나 완전히 이해해야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 누군가의 생각과 느낌을 내가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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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시는 어린이가 쓴 시이다. 어린이 시에는 어린이의 삶과 생각이,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고민이나 슬픔이 드러난다. 

(...)그렇다면 어떤 동시가 아름다울까? 함축과 상징이 있는 동시가 아름답다. 어떤 동시가 짧은데도 재미있다면 함축과 상징에서 성공한 것이다. 운율이나 어감이 좋은 동시,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을 적절하게 썼거나 평범한 말도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쓰인 동시가 아름답다. 이런 시에서 어린이는 좋은 말을 배울 수 있다. 시인이 글로 그린 장면이 어린이 머릿속에 훤히 그려지는 시가 아름답다. 아름다운 동시는 종종 독자에게도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 

(...)나는 동시를 읽는 것이 '시인이 비워 둔 자리를 독자가 채우는 일'이라고 본다. 함축과 상징에 성공한 동시는 무엇을 함축하고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설명하지 않는다. 독자가 찾아야 한다. 좋은 말을 발견해 쓴 시에서 시인은 그 말을 어디에서 어떻게 발견했는지 다 말해 주지 않는다. 독자가 찾아야 한다. 그림이 훤히 그려지는 동시라 해도 시인은 그 머릿속 그림의 구도와 색을 일일이 지정해 주지 않는다. 독자가 그려야 한다. 그래서 동시를 읽고 시인이 언제, 왜 , 어디서 이 시를 썼을까 상상해 보는 일이 독자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118

그런데 부모 세대에게는 '인물 이야기'보다 '위인전'이 더 익숙할지 모르겠다. 위인전은 대단한 업적을 남겼거나 큰 성공을 거둔 위인의 일생을 알려 줄 목적으로 쓰였고, 독자는 그의 삶에서 교훈을 얻고 본받을 점을 찾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렇다 보니 위인전은 결국 '성공'이라는 결말에 집착해 사건 서술이 편향되기 쉬웠고 왜곡도 많았다. 무엇보다 누구를 '위인'으로 보느냐 하는 관점부터 숙고되지 않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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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린이가 '역사를 보는 자기만의 관점'을 갖는 것이 가능할까? 관점을 갖추려면 역사 사실을 ㅁ낳이 알아야 되고, 그 사실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어야 하고, 흐름을 알아야 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학자에게도 간단하지 않은 일인데, 어린이가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린이가 관점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감수성과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대 사람의 삶과 생활 환경을 짐작할 수 있어야 공감할 수도,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정보가 구체적인 책, 현재 우리 삶과 연결되는 고리가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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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사회 공부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 나는 이웃과 생활을 이해하는 것이 제일 큰 이유라고 본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 즉 가족과 이웃, 나라, 나아가 인류를 알고자, 세상의 모습을 보고자, 사람들의 일과 생활을 이해하고 문화와 개인이 다양함을 배우고자 사회책을 읽는다. 사회책은 범위가 넓고 주제도 다양하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교과 연계에 얽매이거나 학습서에만 머물기에는 너무 아깝다. 


+ 더 소개하고 싶은 책

꼬마 너구리 삼총사, , 만복이네 떡집(애들이 좋아함), 안녕 캐러멜! , 천사를 미워해도 되나요?, 플레이 볼  ,귀뚜라미 나와(시집), 생각하는 감자(시집), 산딸기 크림 봉봉,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 , 꿈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음악의 모든 것, 꼬마애벌레 말캉이,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1964년 여름, 광합성 소년, 괴물 그루팔로, 화요일의 두꺼비, 화장실에 사는 두꺼비, 캐첩 좋아, 토마토 싫어, 집으로 가는 길, 달에 가고 싶어요, 레몬으로 돈 버는 법, 봉봉 초콜릿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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